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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신청제도 오용…이주민 수용 실태의 악순환 (데프네, 임채민, 조예빈)

  • 2023년 12월 18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5년 9월 27일


 안산시 출입국 사무소에서 대기 번호표 뽑는 사람
안산시 출입국 사무소에서 대기 번호표 뽑는 사람

코로나로 주춤하였던 난민 신청 건수가 최근 들어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3년 정부의 난민법 시행 선언 이후, 난민인정신청은 매년 상승하였으나 그 인정률은 여전히 3% 정도에 머물러 있다. 낮은 난민 인정률의 문제는 이주민 전반의 비자 문제와 얽혀 있다.


출처 : 법무부
출처 : 법무부

난민법 상, 난민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는 외국인”을 말한다. 난민신청사유 통계를 보면 난민법에서 정의하는 난민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기타로 분류되는 사유가 가장 많다. 가장 많은 신청건수에도 불구하고, 기타 사유 난민신청자는 현재까지 단 한 명도 난민으로 인정 받지 못했다.


출처 : 법무부
출처 : 법무부

안산출입국 외국인사무소 부근에서 행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김상국 행정사는 합법적으로 한국에 머무를 수 없는 사람들이 한국에 체류하기 위해 난민 신청 제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상당수는 법무부에서 분류하는 ‘기타 사유’로 난민인정신청을 하고 있다.


난민인정 신청 및 처리 절차
난민인정 신청 및 처리 절차

최초 난민 신청 이후 1차 심사에서 불인정되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2차 심사에서도 불인정되면 이에 대한 소송을 할 수 있다. 총 세 번의 난민 신청 시도를 할 동안 최대 2년까지 한국에 머무를 수 있다. 흔히 난민 비자로 알려진 G-1-5 비자는 이러한 난민인정신청 심사 기간 동안 임시로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이다.  주로 한국에 노동을 위해 여행 비자나 E–9 비자 (비전문취업비자)를 통해 체류하다 기한이 만료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추가적으로 지내며 돈을 벌 수단으로 난민 신청 제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좌>-안산출입국 외국인사무소에서 대기하는 사람들

<우>-난민 신청하는 사람


이러한 G-1 비자의 오용은 여러 부작용들을 낳고 있다. 난민신청제도가 한국 체류 연장 수단으로 이용될 것을 방지하고, 난민법에서 정의하는 난민은 금전적인 문제와 무관하다는 이유로 G-1 비자에는 6개월 간 취업을 할 수 없는 제한이 걸려 있다. 한국에 이주노동자 신분으로 체류하던 중 본국인 미얀마에 쿠데타 발발 때문에 1년째 G-1비자로 생활하고 있는 쩌라씨는 G-1 비자 발급 후 첫 6개월 간 일을 할 수 없어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G-1비자 발급 후 6개월이 지나도 해당 비자로 취업할 수 있는 업종이 제한적이며, 비자의 불안정성으로 고용주들이 이들의 고용을 꺼려 생계 유지가 힘든 상황이다. 


외국인주민지원본부에 모여있는 사람들
외국인주민지원본부에 모여있는 사람들

G-1비자의 취업제한은 불법 취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G-1-5비자로 한국에 체류 중인 A씨는 불법으로 일을 해야만 했던 상황을 토로하며 “불법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안 좋은 노동 환경, 긴 노동 시간, 낮은 급여, 건강 보험 미적용 등의 리스크를 안아야 해서 스트레스였다.”라고 밝혔다. 영종도에 있는 난민지원센터 등 난민의 생계 유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제도가 있긴 하나 영종도의 지리적 고립성과, 2021년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양팔과 양다리가 묶인 채 방치된 일명 “새우꺾기 사건”으로 외국인에 대한 인권 문제가 화제가 되면서 정부의 지원시설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좌>-김포 ‘이웃살이’ 이주민 커뮤니티

<우>-안산시 외국인주민지원본부 게시판을 보는 이주민들


저조한 난민 인정률로 행정력 낭비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박서연 전 난민심사관은 “한 명의 난민을 심사하기 위해 전문 통역가부터 법무부 장관까지 정말 많은 인력과 지식이 들어가요.”라고 이야기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내에서 난민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만 난민정책과와 난민심의과로 2개이며 인원도 가장 많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중 비율이 가장 적은 난민을 위해 가장 많은 인원이 동원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박서연 전 난민심사관은 임의적 성격이 강한 난민의 영역이 법무부 체계 내에 커지면 제도적 측면에서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안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난민신청제도의 오용은 난민뿐만 아니라 다른 분류의 외국인에 대한 수용 제도와 연계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각종 비자의 체류 기간 제한, 가족 거주 제한, 비자 변경의 어려움 등이 난민신청 오용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외국인노동자의 경우, E-9비자는 한국 거주 기간이 5년 이상이 되면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을 우려해  최대 4년 10개월까지만 한국에 체류할 수 있다.  E-7비자(전문인력취업비자)는 3년마다 체류기간을 갱신할 수 있으나 한국어시험, 사회통합시험 통과 등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 비자 전환이 쉽지 않다. 한국에서 일을 할 동안 이주노동자들의 가족이 한국에 거주하는 것에 제한이 있는 것 또한 문제가 된다. 한국 사회의 이주민들을 향한 소극적 수용태도가 난민 신청 오용의 원인이 되고 있다.


<좌>-E-7비자로의 전환을 위해 한국어 수업을 듣는 외국인들

<우>-안산시 다문화거리


난민신청제도의 오용은 실질적 난민에 대한 인권 문제, 법률적 사각지대의 문제, 행정력 낭비 등의 또다른 악순환을 만든다.

경제협력기구(OECD)에서는 이주배경인구가 총인구 대비 5%를 넘으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내년에는 5%를 넘어 다문화•다인종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형태의 이주민 수용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각과 태도를 재정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기자: 데프네, 임채민, 조예빈

편집: 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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