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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위한 여성가산점, 제도적 허점・역차별 논란으로 여전히 말썽 (강윤지, 이상엽)

  • 2023년 12월 11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19일


영화산업의 다양성을 위한 영화산업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여성가산점 제도가 2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영진위는 상업영화, 장편·단편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등의 부문에서 심사를 통해 선정된 작품에 제작비를 지원한다. 여기에 2021년부터 성평등 지수를 선정 기준으로 도입한 영진위는 여성가산점을 통해 한국 영화기획개발지원과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부문에서 여성 핵심 창작자가 포함되어 있으면 가점을 준다. 해당 사업의 목적은 과소평가된 여성 인력과 여성 주도 서사의 비율을 늘려 성별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한국 영화산업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표 1> 2022년 성평등지수 적용사업 및 배점


그러나 일각에선 여성가산점이 역차별을 낳는다고 비판한다. 시나리오의 내용과 상관없이 단순 성별로 당락을 가르는 건 오히려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는 것이다. 영화계 지망생 이한승(남·21세) 씨는 “여성주의 영화는 환영하는 바이나, 여성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주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로 먹고 사는 입장에서, 성별을 이유로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가 가산점을 받는다면 납득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 - 여성가산점에 반대하는 커뮤니티 글 / 여성 주연들로 제작된 독립영화 “너와 나(2023)" 포스터>


여성가산점의 혜택을 받은 이가 늘수록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진위는 오직 지원서를 기준으로 여성가산점 수혜 대상을 결정하고, 이후 제작 과정에서의 여성 참여 여부는 확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이용해 지원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가산점 수혜 경험이 있는 임지선 감독(여)은 “여성 이름만 빌려 써도 영진위 측에서 전혀 확인하지 않으니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성가산점의 적용 분야에 대한 의문도 있다. 임지선 감독은 “독립영화, 소위 말하는 ‘돈이 안 되는 판’에는 이미 여성이 넘쳐난다”며, “여성의 입지가 작은 상업영화 쪽을 지원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독립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실제 2023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출품작 중 48.8%가 여성 감독의 창작물이었다. 이 비율은 2021년 45.5%, 지난해 46.8%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23 서울독립영화제 현장 / 2023 서울독립영화제의 여성 자원봉사자들.>


여성가산점 제도가 영화계의 성비 불균형 해소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여성가산점이 도입된 2021년, 영진위 제작지원사업에서 여성의 수혜 정도는 전해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가려져 있던 여성의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조명할 기회를 준다.


<표 2> 여성가산점 도입 전후, 영진위 제작지원사업 남녀 수혜 비율


독립 단편 <인공 세상의 새로운 아침>을 연출한 송진욱 감독(남)은 고착화된 업계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여성가산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여성가산점의 영향으로 제작지원에서 배제된 남성 창작자가 있다는 것은 그동안 누락돼 왔던 여성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이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2023 서울독립영화제 단편경쟁 1 GV 현장.

남성 배우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스탭과 배우들은 모두 여성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 관객과의 대화(GV)에서 모든 제작진이 남성인 것을 보고 무력감을 느낀 영화계 지망생 송주미(여·22세) 씨도 “영화계가 남성 위주인 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며, 여성가산점은 이를 단기간에 개선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선아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교수는 “여성가산점은 영화계 지망생들에게 성평등한 영화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깨우친다”며 “롤모델이 많지 않은 여성영화인들이 영화감독이나 영화촬영감독이 되려는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독립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실제 2020년 순제작비 30억 이상 영화의 여성 감독 비율은 13.8%에 불과했다. 자본이 적게 투입되는 다큐멘터리 장르에는 비교적 성별과 무관하게 기회가 주어지지만, 자본과 인력이 집중되는 단계로 갈수록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진위 공정환경조성팀 박진혜 씨는 "시나리오나 서사 부분 때문에 독립 영화에서 여성 인력이 많다고 느낄 수 있으나, 디테일하게 직군별로 들어가면 촬영, 조명 등에선 여성 참여율이 대단히 낮다"며 여성가산점 제도의 허점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문제를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논의 중인 사항이다”고 덧붙였다.







기자: 강윤지, 이상엽

편집: 함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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