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검색

‘웰 다잉’, 이제는 청년도 주목해야할 자신의 죽음 (권준서, 김예린)

  • 2023년 12월 12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20일


<좌 - (통계 1)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우 -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이 빈소를 찾아가고 있다.>


2019년 한국은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넘어서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를 겪었고, 2023년 0.7명이라는 역대 최저 출산율을 경신했다. 출산보다 죽음을 마주하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웰 다잉' 문화가 등장했다. 노인을 넘어 청년까지, 자신의 삶의 마지막을 고민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좌 - 강동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웰다잉 강의>

<우 - '아름다운 안녕을 위한 학교' 프로젝트를 이수한 황선효 씨가 수업에서 작성한 글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로 83세인 황선효 씨는 올 한 해 강동노인복지관에서 진행한 웰 다잉 문화확산 사업, '아름다운 안녕을 위한 학교' 프로젝트 9회차를 모두 이수했다. 황 씨는 “죽음 하면 엉크러지는 그런 건가 했는데 (수업을 통해) 죽음이란 것이 두렵지 않고 그런 긍정적인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말했다. 황 씨는 활동을 통해 죽음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남은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좌 - 강동노인종합복지관 로비에 모여있는 어르신들>

<우 - 2023년 12월 8일, 사전의료의향서 실천 모임에서 주관한 30인의 구술자서전 출판 기념회 현장>


죽음의 질 공론화를 위해, 2022년 보건복지부는 한국노인종합복지협회와 함께 '존엄한 삶의 마무리, 웰 다잉 프로그램 전국 확산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죽음’이란 노년층에게 가깝다는 인식으로 인해 국내 죽음 교육이 노년 세대에게만 집중되면서, 청년층에게는 맞지 않는 실정이 되었다.


<(표1)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등록자 수 (~2022. 12.31)>

사전의료실천 모임 회장 홍양희 씨는 “19세 이상부터 쓸 수 있음에도 청년들은 죽음을 생각할 여유도 없고 아직 죽지 않으니까 쓸 생각을 거의 안 하고 있는 거죠.”라고 말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혀두는 서류로, 웰 다잉 실천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현재 작성자가 200만 명이 넘었지만, 국립연명의료관리 기관 통계에 따르면 30세 미만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등록자의 수는 전체 0.3%에 불과했다.


<'유언을 쓰다'의 유언장 키트를 이용해서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

그럼에도 매해, 죽음을 대비하는 청년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이 ‘죽음을 대비한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삶으로부터 멀리 있지는 않았다. 2021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청화 씨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더 이상 죽음이란 것이 먼 일이 아님을 느꼈다. 그렇게 2030을 타깃으로 유언장 키트를 판매하는 스타트업 ‘유언을 쓰다’를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사람들이 유언장 작성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준비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굉장히 작은 발걸음들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나가면서 꾸준하게 지속해 보려고 합니다.”라고 말하며 이 일에 대한 확신과 애정을 밝혔다. 


<좌 - 배현지 씨가 진행 중인 모임이 소개된 모임플랫폼 '넷플연가'의 화면>

<우 - 배지현 씨가 주최한 죽음을 이야기하는 모임>


배현지 씨는 청년들이 죽음에 대해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청년 모임을 열었다. 병원 간호사였던 배 씨는 너무나도 어린 생명의 죽음을 목격하면서부터 ‘죽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이태원 압사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수백 명의 청년들을 보며 ‘죽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배 씨는 ‘태어나서 1년에 한 번씩 태어나는 날은 매년 기리는데 죽음에 대해서는 1년에 한 번도 생각을 안 하다 보니, 그런 날을 하루 정도는 만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이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배 씨가 기획한 이 모임은 참여자들의 높은 만족도로 내년 1월에 다시 한번 열릴 예정이다.


<각자의 고민을 나누며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

흉악범죄나 대형 재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사회에서 젊은 세대는 각종 SNS를 통해 누군가의 죽음을 빠르고, 가감 없이 목격하고 있다. 그 속에서, 죽음에 관해 고민을 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웰 다잉’이라는 표현을 한국에 처음 가져온 한림대학교 오진탁 교수는 “오히려 10대, 20대에게 죽음을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남은 삶을 보다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게 한다.”라고 밝히며 노인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를 위한 죽음 대비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자: 권준서, 김예린

편집: 김나영

 
 
 

댓글


아로새기다

©2023 by 아로새기다. Proudly created with Wix.com

bottom of page